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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단편소설} 산울림(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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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거의 산에 오른 셈이었다. 이번에도 1등으로 산에 올랐다.

그런데 일진으로 올라왔던 심의 일행들이 그만 맥을 잃은듯이 축 늘어져서 바위 위에서 쉬고 있었다.

제이는 이렇게 말했다.

'자연만이 다가 아닌 것 같던데요. 야호를 외치며 휘바람소리가 대기를 뚫고 울려퍼지자 비로소 자연이

생동하는 것 같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 같더라구요. 또 하나요. 산상에 거의 이르렀다는 승리의 개가를

부르는 것 같았지요!. 그래서 우리도 용기를 내어 기를 쓰고 올라왔지요! 허허허..'

이때 심씨가 제가 '야호...!' 그랬지요, 그랬다.

그러니깐 두 사람이 덩다라 나서서 저희가 휘바람을 불고요...! 라고 경쾌하게 말했다.

2차로 올라온 우리 일행은 잠시 쉴 양으로 조금 저쪽으로 가서 넒은 바위 위에 모두 앉았다.

이때 안이 이쪽으로 가만이 걸어오더니 제이에게 가만 가만 이렇게 말했다.

'제이씨, 저 올라올 때 제 이야기 들으셨지요. 제이씨는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좋겠다 생각하시죠?'

제이는 그 질문이 아주 반가웠다. 아까 그때도 그 이야기를 계속했었으면 했던 참이었었기 때문이었다.

'반가운 질문이시네요. 그러면 제가 하나 질문 해도 되요?'

'그럼요.'

'그 스트레스라는 것이 안의 직장생활을 하느냐 못하느냐 할 정도로, 말하자면 위협을 받는다든지 또 그렇

게 받아들여진다든지 하고 느껴집니까? 위기의식 같은것 말입니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요.'

'그럼 됐어요!'

'아니, 그래서 됬다니요?'

'안님. 안님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 만큼 그이는 자기가 한 것에 대하여 그리 크게 느끼지 않을 꺼요. 그러기

에 안님은 역시 그리 크게 느끼지 마시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신경이 너무~ 쓰이거든요.'

'안님이 사무직이라고 하셨지요. 안님이 그 사무직에 전문인 것처럼, 거기에 수반하는 일에도 전문이 되어

야 하죠. 스트레스 퇴치나 처방 말입니다. 이 산을 올라오면서 힘쓰는 일 보다 더 쉽게 별 것 아닌 것, 별 것

아닌 사람... 이렇게 생각을 굳히시지요! 문제가 문제되지 않을 겁니다.'

'아, 전 행정학을 전공했거든요. 역시 이것도 전공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시네요! 아, 새로운 생각이 드

네요! 예, 알겠습니다!'

'또 한가지요. 교회에 나가서 주님께 심령의 도움을 요청하시지요! 좋을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1순위죠!

이렇게 중요하고 심각한 것을 가지고 주님께로 가시지 않겠습니까!'

'예, 예..교회에 가끔 가는데 잘해봐야 하겠네요!'

마침 이때 저쪽에서 안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린 간다!고 외쳐댔다.

그래서 제이는 안에게 '우린 이쪽 길로 갑니다. 안, 나중에 또 만나요. 스트레스 전문 비법으로 사십시요!'

그랬는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기까지 다시는 그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가 한참 후 하산할 무렵 저쪽 멀리에서 야호며 휫바람소리가 오래도록 들려왔다. 분명히 심씨

의 소리이리라. 그리고 마음씨 좋게 보이던 두 분의 휫바람소리이리라 생각했다. 아마도 우리들 들으라고

보내는 사랑의 메아리가 아닌가 싶었다. 소중한 마음의 메아리로 파도쳤다.

지식이어야 하지 않을 아는 것, 그리고 기억이라는 것이 추억담처럼 마음을 아름답도록 수놓는 것이리라.

지금쯤, 심, 안, 그리고 이들은 이 하늘 아래 어디 있을까! 지금도 산행 중에 여전히 야호하며 휫바람을 날

리고 있을까! 싶어진다. 그들을 만나고 싶으면 또 그곳으로 가면 되는 것이리라.

사람들은 누구든지 사귀고 보면 모두 다 정다운 사람들이 되는 것이었다. 모두 다 인정사정관계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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