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단편소설} 산울림(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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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모처럼의 산행길이었다.
제이는 조금은 가파른 언덕길이지만 속력을 내어 부지런히 걸어 올라가 보았다.
그런데 젊은 여성이 힘들게 혼자 걸어가고 있지 않는가.
'여보시오. 젊으신데 왜 혼자서 산행을 하십니까?'
'저기 앞에 가는 분들이 우리 일행이예요.'
'전 저 뒤에 오는 분들이 오리 대원들이지요. 그런데 산행을 무척 좋아하나 보죠.'
'아니예요. 보통입니다. 전 사무직인데 자주 스트레스도 받고 해서 저기 가는 남편과 일요일이면 일부러 이렇
게 가끔 산행을 하지요. 그런데 어르신도 산행을 좋아하신가 봅니다.'
'어른이 아니고 제이라고 합니다. 나도 산행이 보통이지만 산행하는 사람들 보기 좋아서 산행하는 편이지요.'
이때 그 젊은 여성이 제이를 눈여겨 물끄럼이 바라보았다. 이때 제이가 말했다.
'왜 저를 그렇게 유심히 바라보지요? 무슨 잘못된 점이라도 있나 봅니다.'
"아니, 아니예요. 사람을 좋아하신다니 좋으신 분인가 해져서요.'
'그럼 사람 좋아하지 않는 분도 있나요?'
'전 최소한 산행 때 만이라도 자연만 보고 싶지 사람 생각하고 싶지 않거든요.'
'아마 두가지 때문 아닌가요? 하나는 본성적으로 성미가 그러하든지, 아니면 사람 때문에 무슨 큰 타격이 있
는 경험이 있다든지 말이지요.'
'예 맞아요. 타격이 있어요! 자주 있어요. 상관이랄까 동료 남자직원과 같이 일하기가 무척 힘들거든요.'
마침 이때쯤 해서 앞에 가던 대원들이 모두 주춤하고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젊은 여성을 가다리는
모양이었다.
'여보, 이분은 제이씨예요.
제이가 말했다.'
'아, 부부시네요. 심심찮케 이야기하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이가 이렇게 말하자 그 젊은 여성이 '저의 남편은 심이고 저는 안이예요.'라고 말했다.
안의 남편은 꼭 구면처럼 친화력있게 말하면서 인사를 했다.
그러더니 우린 좀 부지런히 올라가 보겠다고 하면서 먼저 올라갔다.
제이 생각엔 무언가 안과 이야기를 더 계속해 보았으면 좋을뻔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알고보면 지금은
산행이 중요했다.
제이가 이들과 이렇게 주춤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같이 왔던 대원들이 올라왔다.
그런데 먼저 올라간 분들의 소리인지는 잘 모르지만 좌우간 산울림이 연상 아주 좋게 울려퍼졌다. 넓디 넓
은 산허리 공간을 깨고 들려오는 그 야호며 휫바람 소리에 마음이 경쾌해지는듯 했다.
제이는 '안이라고 했지. 산울림 속에 스트레스를 풀어 저 하늘로 날려버리려므나!' 하고 중얼거리면서도 끙
끙대면서 가파른 산 중턱을 애써 기어 올라가듯 올라가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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