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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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침묵
만석군 외동아들로 태어나
부러울것 없었어도
어머니 가슴밖에 만져본 일 없는
고사리손 두고
먼길 떠난 당신 어머니 얘기는
한번도 하지 않으셨다.
평안북도 안성이 고향
오산고보 광주고보 그리고 일본유학
당신은 고향 얘기도
학창시절 얘기도
하지 않으셨다.
내가아는
아버지의 유일한 친구
이 중섭 얘기도
하지 않으셨다.
가는곳 마다
하는것 마다
뿌리 없어서 밀리던
숱한날들의 크고작은 배신들
한번도 얘기하지 않으셨다.
아프세요?
괜찮아
힘드세요?
괜찮아
고향한번 다녀오실래요?
괜찮아
옷 필요하세요?
괜찮아
그러다
괜찮아 조차 할수 없던
마지막 날
내손 끌어당기며 꼬옥
잡으셨다.
나는 오늘도 그손을
꼬옥잡고
아버지의 침묵속으로
환갑이 지난
내 얼굴을 들이민다.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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