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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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거기 없었다.
틈만나면
신의 사랑에 대하여
뭘 좀 안다고 하는것이
우리의 문제이다
그 사랑의 뿌리는 누구도 뽑을 수 없는
천년의 완강한 나무로 서 있는데
그 천년의 나이테를 헤아려 본
사람도 잘 없으면서
사랑의 껍질을 우리가 만지려 하는것이
신의 고통이다
이미 그 나무는 숭고한 사랑때문에
껍질을 홀랑 벗어버린
속살로만 있을뿐인데
아무데도 보이지 않는
그런 십자가를 쳐다보라고
손가락으로만 가리키는 것은
더 더욱 난감한일이다
십자가는 거기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심령이 가난한자의 마음 속애서
애통하는자의 애달피 우는 을음속에서
의에 주리고 목이마른 자의 저 갈증속에서
마음이 깨끗한 자의 청결한 속살안에서
화평케하는 자의 진실한 입술에서
의를위하여 핍박을 받는자의 시련속에서
그 나무는
함께 듣고
함께 보고
함께만질 수 있는 것
은밀한 곳에서
더 은밀한 곳의 상처와 고뇌를 감싸안을때
나무는 싻을 티운다
죽어있는 나무에서
이 약속의 달디단 목소리
그대 가슴으로 만졌는가
그 은밀한 시간은
아론의 지팡이가 싻이나고
신의 콧속으로 기도가 흘러가는
향기 가득한 지성소의 시간이다
신의 별난 귀로는
이런 기도만 들을것이다
그리고
신의 특별한 눈에는
그 열매를 맺는
이런 나무만 나이테로
보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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