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에 (어머니를 추모하며)” - 박옥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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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에(어머니를 추모하며)”***
*** 박옥종 집사님 자서전 제 1부 출생과 배경에 실린 글 ***
1996년 5월 11일, 연합예배 때에 읽은 시
어머니!
어머니날이 돌아올 때마다
그리움이 가슴 가득 번집니다
눈물이 가슴 가득, 시야가 흐려옵니다
다시 한 번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있다면
기쁨을 드리는 딸이 될텐데… 거듭거듭 생각해도
잠드신지 이미 10여년의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8남 1녀를 낳으시고
평생 주시기만 하시다가 가신 어머니
모든 어려움 속에서 자녀들의 방패가 되셨던 어머니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하면
4년을 하루같이 새벽마다 밥 지으시고 국 끓이시던
작은 밥솥에 불 지피시던 어머니의 모습
어떻게 새벽마다 딸자식 하나를 위하여 새 밥을 지으셨는지
지금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도록 아파오는 어머니의 사랑
지금도 그 아궁이에 타던 불꽃에서 어머니의 사랑이 전해져 오는 듯
겨울이면 언제나 정거장까지 바래다주시고 또 마중 나오시던 정성
딸자식 하나에 여덟 아들에게보다 더 정성을 들이신 어머니
이제사 깨닫는 철없었던 젊은 시절
늘 병약하여 걱정하시게만 해드렸던 못난 여식은
70여 성상의 백발이 흩날리는 이제사 철들어 어머님을 생각합니다
어머니를 가장 사랑하던 맏아드님을 잃으시고도
눈물도 탄식도 보이지 않으시던 어머니
그러나 나는 배꽃 희게 피어난 어느 달 밝은 밤
어머니의 가슴 깊은 곳에 쌓여있는 눈물과 슬픔을 보았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그 시간, 당신은 그 아픔을, 오열을 참으며
달빛 아래 앉아 계셨습니다
조용히 모든 것을 용납하고 참으시며 살아오시는 동안
가장 인자한 모습으로 꼴 지어지신 당신의 너그러운 품성
주님을 영접하신 후 새벽마다 세수하시고 머리 빗으시고
가장 단정한 모습으로 기도하시고 성경을 펴시던…
새벽이면 이 딸과 함께 걸으신 Battle Creek의 집 drive way
의심 없이 어린 아이같이 남을 믿으시던 그 마음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의의 사람이 되게 하였습니다
물건 값을 깎는 일이 없이 언제나
“참 헐하다(싸다)”고만 하시며 살아오신 어머니
평생에 단 한 번
당신의 자부님이 고혈압으로 쓰러졌을 때
“네가 내 앞에 웬 일이냐?!” 하시며 우시던 모습
어머니,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감정을 견제하실 수 있으셨는지요?
뱀을 보아도 놀라지 않으셨고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으시던 어머니
간 맛을 보시는 일이 없이 무슨 요리나 딱 딱 간이 맞는 요리사
떡 솜씨는 또 얼마나 놀라우셨는지…
무슨 요리나 어머니는 실패한 적이 없으셨지요
농사법을 강의하시진 못하셔도
채소를 일등으로 잘 가꾸시던 어머니
무가 너무 커서 한 개가 사람 머리만 하던―
감자는 대여섯 가마니씩 작은 밭에서 캐내었고
무엇이나 어머니 손만 가면 잘 되던
참말 어머니 손은 기적을 낳는 손이셨어요
어릴 때 배가 아플 때마다
“내 손이 약손이다.”하시며 쓰다듬어 주시던 어머니의 그 따뜻한 손
“떡이 먹고 싶어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맛있는 떡을 쪄 주시던
이 세상에서 어머니는 자녀만을 위하여 사는 분 같았습니다
어느 누가 이 세상에 어머니 같은 사랑을 가진 사람이 있겠습니까?
어느 누가 어머니같이 무아의 봉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누가 어머니같이 아낌없이 자신을 줄 수 있겠습니까?
굶주린 자를 먹이고 벗은 자를 입히고
나그네를 대접하기를 기뻐하신 어머니의 생애는
지금도 향기처럼 내 마음에 풍겨옵니다
그 어머니의 딸로 태어나서
그토록 지극한 사랑 가운데서 자라나서
어머님께 효성스런 딸이 되지 못하였던 이 여식은
이제사 가슴 깊이 뉘우치오며 회고에 젖어듭니다
다시 한 번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있다면
이 눈물과 한이 씻겨지리이다만―
오 주여, 주께서 다시 오시는 날
어머님과 얼싸 안고 울어버리겠나이다
그 때 어머니는 내 등을 다독거리시며 미소하시리이다
주님, 어서 그날이 와서 어머니를 뵙게 하여 주옵소서
영광의 그날, 내 슬픔 달아나고 기쁜 얼굴로
주님 앞에서 어머니를 만나 뵈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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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흠님의 댓글
정무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진하2013.10.19 10:55
정무흠 목사님.
제가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일찍 함께 잠을 자자고 조르는 바람에
저녁 9시 반쯤 잠자리에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 1시쯤 잠에서 깨어
정목사님이 올려 놓으신
어머님의 자서전같은 글들을 4시간여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진심과 정직, 하늘을 향한 끊임없는 믿음,
윗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와 자녀들에 대한 지극함,
하나님과 사람 앞에 언제나 반듯하게 살아 오신
어머님의 삶이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최근 들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남의 글들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 정목사님의 어머님의 글은
결코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진지함과 더불어 흥미를 갖게하는
놀라운 힘이 있었습니다.
훗날,
하늘에서 정목사님의 어머님을 뵈올 것을 생각하며
이 새벽 어머님을 사랑하시고
정목사님의 가족들을 사랑하신
그 하나님께 영광과 찬송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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