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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봉진 선생님의 문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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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봉진 장노님.

장노님의 문학서재를 들락거리며 수필을 공부하고 있읍니다.

난생 처음 수필을 하나 가르침 따라서 써 보았읍니다.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장노님께서 심층 분석하셔서 잘못된 점들을

지적하시고 그 지적을 따라 저를 포함해서 여기 들락거리는 또 다른

서생들이 글을 깨우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벗은 몸을 내 놓는 기분이

들지만 한번도 맞아 보지 못한 종다리에 회초리를 던지셔서 이 곳에서

배우는 아픔들을 모두가 즐겁게 수용 하기를 바랍니다.



제목: 어느 청년의 희망 하나


잔뜩 웅크린 시카고의 겨울 날씨를 감히 뜨거운 국물

한사발로 이겨보려고 아내와 나는 퇴근시간에 대구 매운탕이 일품인

집근처의 식당에 들렀다. 아내는 주문이 나오기전에 특별 써비스로 주는

호박죽에 열중하고 있을 때 나는 습관처럼 신문을 집어들었다.


중앙일보 15 면으로 넘어가는데  오른쪽 상단에 "엄마 찾겠다는 희망 하나로

서울 왔어요" 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고 그 제목 아래엔 늘 그렇게 웃는 내

큰아들의 미소를 빼 닮은 젊은 얼굴 하나가 슬픈 사연이 함축되어 있는  제목 하고는

다소 잘 어울리지 않게 태연스레 웃고있는 사진이 박혀 있다.


신문은 10살 때 미국 입양 후 무작정 태평양을 건너온 김윤기씨라고 소개하면서

2013년 1월 9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전 자신의 간절한 사연을 담은

동영상을 유투브에 먼저 올리고 17알간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어머니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호소가 실려있다. 그 당시 조회수가 벌써 2만 7000여회를 

기록하고 있었다.


어미가 자식을 찾는 간절한 사연이 아니고 오히려 자식이 어미를 찾는 간절한

시연에 가슴이 미어져서 난생처음 식당 주인의 허락도 받지않고 두뺨정도 되는

신문의 오른쪽 상단의 기사를 찢어서 집에 들고 왔다.


그리고 그 찢어 온 신문기사를 컴퓨터가 있는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이따금씩 그 청년이

엄마를 찾았는지 구글로 검색하곤 한다. 59년 생인 어머니의 이름과 외삼촌의 이름과

그리고 이모의 이름까지 올려 놓아서 어머니를 찾기가 여간 쉽지가 않을 텐데도

3월 중순이 넘은 오늘까지 찾았다는 소식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스물 네살이라는 이 청년의 얼굴을 나는 내 책상위에서 매일 보다시피 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뱉아 낸 "엄마 찾겠다는 희망 하나" 라는 제목을 늘 곱씹어 본다.

스물 네살이라는 그 뜨거운 핏속에 있어야할 희망은 이런 희망이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이 청년이 가져야 할 희망은 기실 딱 하나일 수 도 없다는 젊음의 근본적 가

치를 가늠질 해 보는 어떤 애비의  안타까움이 책상위에서 사진과 함께 딩굴고 있다.

그런 여유일랑은 다 접어두고 오직 희망하나를 엄마 찾는데 탕진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엄마를 향한 이 청년의 절대적 그리움 앞에서 어쩌면 내 생각은 격에 맞지 않는  사치품 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나는 이 청년을 생각할 때 마다 고등학교 시절에 가슴에 새기다 시피 한 민 태원의 글

청춘예찬의 한토막이 자꾸 생갹이 난다


"이상! 우리의 청춘이 가장 많이 품고 있는 이상!

이것이야말로 무한한 가치를 가진 것이다. 사람은 크고 작고 간에 이상이 있음으로써

용감하고 굳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따뜻한 봄바람이다. 풀밭에 속잎나고, 가지에

싹이 트고, 꽃 피고 새 우는 봄날의 천지는 얼마나 기쁘며,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것을 얼음

속에서 불러 내는 것이 따뜻한 봄바람이다".

그리고 그 봄바람은 "청년의 끓는 피" 라고 외쳤다.

 

어서 이 청년의 오직 하나인 그 희망위에 봄 소식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가 같힌 이

겨울의 얼음속에서 청년의 희망과 함께 파닥거리는  안타까운 마음에도  꽃봉지에 담긴 봄소식

하나 개나리 처럼 화사하게 피었으면 좋겠다.그리해서 이 청년의 끓는 피가 이 땅에 얼음속에서

불러내는 따뜻한 봄바람이 되기를 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의 마음은 어떤지, 엄마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에 미안한 마음도 있다"며

눈물을 비치기도 하는  신문 기사의 마지막 줄에 걸려있는 엄마에 대한 청년의 배려가 눈믈이

흔치않는 나의 마음에  뜨거운 눈물 한방울 속으로 흘러내리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미루어 짐작컨대 외삼촌의 이름도 이모의 이름도 올려놓았지만  이모도 외삼촌도 아니 엄마

본인도 선뜻 나타나지 못하는 지금의 그 쪽 사정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던 강산에 그 산들이 무너져 내리고 물들이 오염되고 조상들이 자랑하던

그 사람들의 마음들도 변질되어 그 땅에는 자식을 버리는 일들이 점점 많아질 뿐 아니라 자식을

쓰레기 통에 버리는 일들까지 자주 일어 나는데 나는 왜 산도 설고 물도 설고 낯도 선 이 땅에 와서 

반 평생을 넘게 살았으면서도 훔쳐온 신문지 한 쪼가리 쓰레기 통에 넣어 버리지 못하고 이리도 마음아파

하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의 모습을 닮았고 우리 아들의 얼굴과 마음과 미소를 닮은 씨에틀의 청년 김 윤기의 사연과 사진이

포함된 신문지  한 귀퉁이를  평생 처음으로 주인의 허락도 없이 찢어서 가져온 도둑질을 뉘우치면서 천지가

고요한 일요일 아침에  쟌 발잔의 기도를 닮은 노래하나 이 땅의 기구한 운명속에 갇혀있는 어미와 자식을

위하여 그리고 아직도 나를 향해 도움의 미소를 던지는 "레 미제라블" 의 신문기사 앞에서

"내 조국의 산 들이여, 물 들이여 그리고 인심 들이여, 이 청년의 희망 하나 부디 들어 주시오!" 라고

조용히 소리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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