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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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사이
봄과 여름 사이
여름과 가을 사이
그리고
가을과 겨울 사이에는
그것이 없다
모든 차거운 것들을 녹이고
고요한 것들이 소리지르고
죽어있는 것에서 피같이 붉은
살아있는 색깔을 뽑아내는
이 찬란한 부활
겨울과 봄 사이에 만
일어나는
오래된 천지개벽
봄이 있어서
긴긴 겨울
부끄럽지 않은 겨울나무가
앙상한 나체로 서서
끄떡도 하지않는
저 뻔뻔한 봄의 실상
엊그제
눈사람이 녹은 바로 그 무덤에
눈 부신 수선화가 다시 피는
이해할 수 없는
봄 같이 따뜻한
당신을 만나
내 속의 온갖 차거운 것들도
따습게 녹아내리던
또 다른 개벽의 이야기
올해도
겨울과 봄 사이에 서서
개나리
진달래
내 마음 벌써
화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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