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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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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기도

 

 

올해도 벌써

팔월의 중순이라고

달력이 말하기 전에

여름은 창밖에서

가장 푸르게 익어가고

 

 

지금은 아마도

북가주 어느 포도 밭에는

아직은 푸르겠지만

여름 내내

태양의 햇살로

찍어낸

계절의 도장같이

탐스런 송이들이

달려있을 것이다

 

강원도 깊은 산골에는

여름 장마에 물먹은

바닥에

볏잎들이

손에 손을 잡고 일어서서

조금씩 조금씩

함께 고개를 숙여가고

있겠지

 

 

시카고 서북쪽에는

낡은 이파리 몇개 붙여놓고

온갖 자존심의 궁리 흔들며

여름햇살에 누워

똘망 똘망 눈알 굴리는

노망하나  달려 있다

 

팔월이 가기전에

어서 나의 손을 붙잡고

조금씩 조금씩 함께

고개 숙이고 갈

그리운 이를 기다리는

마음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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