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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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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기도

구월의 어느 아침
앞 산 자락에 사알짝
내려앉은
붉은 조각 하나

시월에는 산등성이 까지
불 지러더니
그 붉은 꼬리가 
눈 속으로 파고 든다

들판에는
어린 처녀의 가슴처럼
여름내 봉지속에 감추었던
풋풋한 과일들이
그 불길에 그을려 익어가고
먼저 익은것들은
우리들의 식탁으로
삼삼오오 몰려 들었다

언젠가
내 영혼의 뜰안에 묻은  
핏방울 하나
그 가슴 후미진 곳에서
평생 폿과일로 남아
이웃의 식탁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그 사랑이여
온전한 사랑이여

시기와 자랑, 무례와 교만
성냄과 이기심
그 모든 이파리들을
불사르고

올 시월엔 부디
이웃들의 가슴에서
먹을만한 것으로
붉게 붉게
익어 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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