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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便紙

                                    박유동

 

아직 대문에는 내 이름 문패가 걸렸지만

늙고 병든 나를 어느 누가 알랴

대문에는 큰 편지함도 그대로 달렸지만

젊은 날에는 사랑편지도 수없이 오더니

지금은 다 어디 갔는지 통 편지라곤 없네

 

그래도 들락날락 바라보는 빈 편지함

가을철이면 간혹 빨간 단풍잎이 날아들고

봄이면 문어져 내리는 벚꽃이 떨어져드는데

나는 그것을 꺼내 들고 그것으로 기뻐한다네

살아생전에 사랑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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