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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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드리는 기도
포도나무 같이
묵은 껍질을 벗기고 추위에 내어놓음이
더 새롭고 단단한 껍질을 얻기 위한
주인의 사랑임을
알게 하소서
지난 한해
향기로운 열매를 맺었던
그 충실한 가지들을
싹둑 싹둑 잘라버릴때
아파하지만 말고
열매는 새것에서만 열림을
이제는
알게 하소서
손바닥 같이 넓은 이파리들을
힘껏 하늘향해 벌리고
빛줄기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쓸어담아
달디단 열매를 맺으려하는
포도나무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하시고
줄을 쳐놓은 방향을 따라
가장 부드러운 가지의 끝을 뻗어
이웃과 손잡고 한 이랑의
푸른 벽을 이루듯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그 한줄을 따라
올해도
옆자리의 사람들과
진정 부드러운 몸짓으로
사랑의
푸른 벽을 이루게 하소서
그래서
여름햇살이 수그러지는 어느날
뙈약볕에 지쳐서 수그러진
이파리 속에 숨겨 있던
열매들이 나타날때에
나를 닮은 한알이 아니고
하나님과 이웃을 닮은
한송이 탐스러운
한해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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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영희님의 댓글
이영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도 몇그루 심어놓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새순에서 열매가 달리기에 해묵은 가지같은 고루한 사고를 미련없이 잘라버리는 것든든한 버팀목을 세우면서 홀로 설 수 없다는 것 탐스런 포도 송이를 보면, 서로 꽉 붙잡고 있다는 grapple이 grape의 어원이라는 것을 그러고 보면 자연은 인간을 깨우치는 위대한 선생인 것 같습니다 " 옆자리사람들과 진정 부드러운 몸짓으로 사랑의 푸른 벽을 이루는 "이 해에 포도나무에서 배우는 감동적인 교훈 하나를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장도경님의 댓글
장도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배님 포도나무 심으러 가셨다가 이제사 오셨구려.반갑습니다.보너스로 포도나무 이야기 하나 더 할께요. 포도나무는
씨를 통해서 번식시키지 않고 접붙임을 하는것 아시죠.가을에 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가지를 전정할때에
그 가지중에 적당한것을 땅에다 묻어둡니다.그리고 씨에서 나온 야생 포도 (머루)에 야생의 뿌리와 둥치
어느정도만 남기고 짜른다음 짜른자리에 겨우내 묻어두었던가지를 적당한 싸이즈로 짤라 접을 붙입니다. 그 붙임에서
원둥치의 물이 삼투압으로 접이 붙은 가지쪽으로 올라가면 접붙임이성공하는것입니다. 그 성공의 비결은 접붙임을 당하는 가지가
원둥치 보다 물이 말라 있어야 합니다. 목이 말라야 시냇물을 찾는
사슴의 그 원리처럼 가지가 묵이 말라 있어야 원둥치의 수액을 빨리 빨아 들입니다.
우리도 지금 목마른가요?
박성애님의 댓글
박성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이 몇 개 접붙여져 있는 걸 보니~^^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곁가지 하나 더 얹겠습니다.
포도나무는 참 초라한 나무 중 하나입니다.
작은 키이기에 누군가의 그늘이 되기도 힘에 겹고,
나무를 잘라 목재로 사용하기도 터무니없고,
홀로 서기도 힘겨운 나무라,
옆 동료들과 이리저리 엮여야만 간신히 허릴 펴고 설 수 있는 볼품없는 나무입니다.
심지어
불쏘시개로도 적합하지 않고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이 나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의미는
딱 하나, 포도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신은 자신을 그런 보잘것없는
포도나무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포도나무의 존재 이유인
가지 끝 열매를 위해
오늘도 잠잠히 기다리십니다.
신의 존재의
유일무이한 이유가
흔들리는 초라한 가지 끝의 열매인
우리의 품성 때문이라면,
오늘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요?
값비싼 하루입니다.
......
앙상한 포도 넝쿨 맞닿아있는 곳에서
벌써 포도 향이 그리워지는 1월의 시에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