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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성한 나무

                                                   박유동

 

하늘에 나는 새가 부러워서

만경창파에 떠도는 배가 부러워서

그리고 땅에 오가는 사람이 부러워서

나무는 잎 잎에 나래를 달았다오

나무는 둥그렇게 푸른 돛을 펼쳤다오

어떤 가지엔 꼬부랑 지팡이도 휘어 놓았다오

 

바람은 나무 잎 나래 치듯 흔들어대고

바람은 나무를 돛폭처럼 붕긋이 떠밀고

바람은 나무지팡이 이리저리 휘저어도

나무는 끄떡 않고 뿌리를 깊이 내렸다오

 

나무가 날아가더라도

나무가 움직여가더라도

나무가 이 세상 어데 가더라도

자기를 길러준 어머니 땅을 함께 모셔가려고

나무는 뿌리로 땅속 깊이 붙어 잡았다오

                                        -2006년<씨알의 소리>3-4월호 권두시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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