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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매화 雪梅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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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매화 雪梅花

                                박유동

 

늙고 병든 팔순영감이 어딜 가랴

삼동겨울 집에 구들장 지고 누웠으니

한낮에 잠간 양지쪽에 버둥대고 나가면

뜰에 매화가 유일한 벗이었는데

꽃피는 봄까지라도 죽지 않고 살고 싶었네

 

매화나무가지 부여잡고 어루만지니

눈을 감았는지 입을 오므렀는지

꽃망울이 꽁꽁 얼어 있었는데

매화를 불러 봄노래도 시도 읊었고

언 꽃망울에 따뜻한 입술로 녹여도 주었네

 

뒤늦은 폭설로 천지가 다시 하얗게 덮이고

한파에 며칠을 집밖을 못나갔더니

그새 이월매화가 눈을 떠이고 활짝 피었네

너를 붙잡고 애타게 노래 부르고 공을 들였더니

아 설매화야 너는 이 늙은이의 소원을 알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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