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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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박유동
나무그림자(樹影)
나무같이 생겼고
삼복더위에 서늘한 그늘을 던져주는데
나무가 원래 말을 못하니
나무그림자도 벙어리라네
나의그림자(人影)
나를 닮았는데
나야 말 잘하는 언변가인데도
나무그림자처럼 왜 벙어리란 말인가
나의그림자는 아무짝에도 소용없었네
높은 산에 오를 때도 달고 다니고
물에 빠져도 같이 살자 건져주면서
왜 벙어리바보를 평생 달고 다닌단 말이냐
어느 명문가처럼 돈이라도 많았으면
여비서요 애첩을 달고 다니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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