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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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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간 달

                             박유동

 

찜통같이 무덥던 여름날 밤

내가 개울가에 갔다 돌아오는데

앞집처녀가 검둥이 대리고 개울로 나오네

오호 나는 얼른 숨어 버렸네

 

처녀는 하얀 알몸을 개울물에 담구고

물속에 목만 내놓고 더위를 식히는데

이런 젠장 둥근달이 탐을 내고 달려들다니

물속에 달은 일렁일렁 성희롱을 하네

 

은빛 인어가 물위를 솟구치더냐

처녀가 화들짝 물속에서 일어서는데

창피한 달은 온대간대 없고

숨어 있던 나도 그만 겁을 먹고 달아났었네

 

그런데 놀란 검둥이가 달려오는 바람에

나는 꼼짝없이 들키고 말았는데

그래도 검둥이 날 이웃이라 알아보고

도둑은 달이라고 하늘만보고 짖어대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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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노트

시의 초고에는 겁먹고 달아나는 3개 연으로 결속 지었는데 쓰고 보니 남의 처녀 목욕하는 걸 훔쳐보는 창피스런 꼴이 되었다.

그래서 처녀 어머니를 개울에 딸 마중 나오게 만들고 그의 어머니한테 들키게 하여 그것이 소문나고 인연이 되어 결국 결혼하고 남의 집 귀한 딸을 자기 아내로 따 와서 지금껏 아들딸 날고 평생 살고 있으니 사위자식 상 도둑이라고 나라는 사람이 진짜 도둑이었다고 시를 4연 5연을 보충 해봤으나 시의 범위가 이야기처럼 너무 넓어지고 분산되어 그저 싱겁다할까 호기심 많다고 할까 미처 피하지 않은 이웃이지 애써 도둑은 아니라는 변명으로 4연 만을 보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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