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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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외1편)
박유동
앞 남산 산봉우리 둥글둥글
옛날엔 낙타 등이라 그림도 그렸고
산봉 따라 굽이굽이 아득히 뻗은 산맥
나는 너를 장엄한 조국이라 불렀었는데
언제부터냐 그녀와 놀던 산봉아
나는 너를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으로 안다네
창가에 서서 멀리 산봉우리 바라봐도
사랑했던 그대가 사뭇 그립고
때로는 내 산봉을 타고 올라 갈 때는
야호하고 충천하는 기세로 그의 이름 불렀는데
그녀의 이름 골 안에 메아리쳐 흘렀건만
그대는 어데 있고 내 목소리만 메아리쳤었네.
-2014,4,12
쌍유봉 雙乳峰*
불암사寺에서 바라보이는 쌍유봉
너는 하늘나라에서 온 선녀라 하네
바람에 옷자락 벗겨졌나
뜨거운 더위에 옷가슴을 풀었나
우뚝한 젖가슴이 환이 들어났네
젊고 팽팽한 살결 하얀 분꽃 같은데
사람들 개미처럼 매달려 오르고 오르네
더러는 배꼽을 타고 오르고
더러는 팔다리 붙잡고 오르는데
벌써 땀 뻘뻘 흘리며 내려오는 사람도 있네
신비롭고 황홀한 선녀의 풍만한 자태
우쭐대는 남자들이야 물어 뭘 하랴만
저 고운 아가씨들은 왜 올라가느냐
싱글벙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네
아마 선녀의 젖을 먹으려 올라가나보네.
- 2009년 <좋은문학>에서
* <쌍유봉>은 2008년9월 서울 불암산 문학기행에서 불암산시초에 묶었던 시로 <쌍유봉>은 두 산봉우리가 거대한 바위산으로 풀이 자라지 않고 누구나 이름대로 여인의 풍만한 유방으로 보겠지만 위의 시 <메아리>는 흔히 보는 일반 산이지만 나로서는 어쩐지 둥글둥글 여인의 풍만한 자태로 상상하게 되어 쓴 신데 두 시가 유사한데가 있어 오늘 한데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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