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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의 무게

                            박유동

 

바닷가 백사장에 나앉았으니

썰물이 쫙 빠져나가는데

지구의 중량중심이 달라지더냐

바다의 수평이 기울어지네

남쪽 어디에서 큰 별이 떨어졌는지

남극은 무거워 가라앉고

우리네 북극은 가벼워 떠서네

 

내가 바닷가에 앉아 시를 다 쓰고서

나의 시가 얼마만큼 가치가 있으려나

시를 손바닥에 받쳐 들고 가늠해보니

언제 바다 밀물이 가득 차올랐는지

바다의 수평이 제자리로 돌아왔네

아 쉑스피어는 인도하고도 안 바꾼다지만

나의 시도 이만하면 무게가 상당한가 싶네.

..................창작노트................

1953년 내가 중학교 2학년 시절 교내 문학 써클에 참가했었는데 그때 써클 지도원선생으로부터 <영국 사람들은 쉑스피어 대문호를 인도라는 나라하고도 안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나는 아직 문헌에서 한 번도 확인해 본적 없으나 그때 그 말이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나는 쉑스피어가 그렇게 유명하다는 것보다 문학이 그렇게 높고 그렇게 좋다는 것을 막연하나마 어린 나의 가슴에 아로새겨졌는지 그것으로 인해 80평생 오늘까지 소위 문학을 못 버리고 시를 쓰나 싶다.

다만 오늘 <詩의 무게>란 못난 나의 시를 감히 쉑스피어와 비교했는데 다된 늙은 문인이 주착없는 욕망을 부린 것도 아니고 시의 소재가 그러해서 표현되었다보지만 문인이라면 내남없이 매번 자기 시에 대한 존재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형량(衡量)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본다. 필자 / 2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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