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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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박유동
지구그림자가 달에 닿았다고
저마다 월식을 쳐다보는데
달에 지구가 둥글게 그려져 있으니
지금 내가 발을 디디고선 나의 위치가
저 달나라에 어디 쯤 있을까
해질녘 무연한 들길에 나가섰었는데
내 그림자가 기다랗게 늘어나더니
지금 저 달에 나의그림자도 닿았으리라
내가 북반구北半球 사람이면 어떠랴
지구가 돌아가니 누구든 다 비쳤으리라
내가 꿈에 그리고 시도 많이 썼었으니
저 월궁상아아씨 집에도 찾아 갔으리라
아니 상아아씨 안방엔들 못 들어가랴
달도 밤마다 내 집 창문을 넘어들었으니
설마 날 모른다고 문전박대야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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