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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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사랑
박유동
봄에 여름가을에
홍황청록紅黃靑綠 피고 피는 꽃
저마다 아름다워도
저마다 사랑에 넘쳐도
꽃은 발이 묶여 꼼짝달싹 못하고
서로서로 바라만 본다느냐
남산 벼랑에 진달래 높다면
언덕에 복사꽃 멀고멀다면
닿을 듯 닿을 듯 곁에 핀 꽃들은
왜 불타는 사랑 천하를 녹여도
가슴 벌려 포옹 한번 못하고
벙어리처럼 멍청히 바라만 본다느냐
이 골짝 저 골짝 숲속에 숨어
평생 한번 보지도 못하는 꽃은 어쩐다나
꽃들의 사랑을 뉘라서 알랴
날아다니는 나비와 벌을 찾는다지만
한순간 스치는 바람도 놓치지 않는다지만
그들의 사랑 총알처럼 빠를 줄 어이 알랴
꽃샘추위에 방금 피였다 방금 떨어져도
꽃이 떨어진 자리에 백에 백 열매가 달리니
생화가 떨어진들 후회할 일은 없으리라
원 참 죽으면서도 사랑부터 찾다니
돈 벌고 공부 많이 해 성공을 기다리지 마라
세상에 시집장가 못간 사람 그대는 알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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