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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박유동

 

달달 밝은 달 둥둥 둥근달

너는 밤마다 나의 길동무였네

산길을 가면 산등을 타넘으며 따라왔고

들길에선 먼 지평선 끝까지 따라왔었네

야행 열차타고 버스를 탈 때면

달은 차창에 매달려 나와 동행했었네

 

그런데 전철 타려 지하입구로 들어가면

나와 길동무하며 따라오던 달이

그만 멍청이 하늘 한복판에 멈춰 서네

더는 한 발짝도 따라오지 않았는데

달은 지하철 땅속을 지옥인줄 아나보네

아무렴 천국 간 사람이 지옥을 왜 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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