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능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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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능금
박유동
동네 사람들 강다리에 몰려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데
새로 이사 왔다는 앞집 처녀
어쩌다 그녀와 같이 나란히 섰었네
난간에 얹혀있는 그녀의 고운 손
나는 슬그머니 그녀의 손을 잡았었는데
그는 손가락 하나 꼼지락 않았네
나는 그가 모르는 줄 알고
손에 약간 힘을 주어 신호를 보냈는데도
그는 그냥 덤덤히 아무 반응이 없었네
내가 고개 돌려 살짝 쳐다보니
나의 사랑이 그의 심장을 불태웠더냐
점점 더 고개 숙이는 그의 얼굴
점점 더 능금같이 빨갛게 익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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