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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귀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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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귀천하면

                                                  박유동

 

진도 팽목항 바닷가에서

비통한 가슴으로 바라보니

아득히 먼 바다는 하늘과 맞닿았는데

애타게 찾는 꽃봉오리들은 보이지 않고

기슭을 치는 파도소리만 철썩이네

무시로 갈매기만 슬피 울어대네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태어나서

너희들은 조국의 희망이고 행복이었건만

꽃 한 번 활짝 피워보지 못하고

꽃봉오리 채 몽땅 바다 속에 빠졌느냐

여기 너의 부모들이 통곡하며 기다리는데

너희들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거냐

 

이제 늙은 이 몸이 얼마나 더 뻗치랴

나의 골회도 저 바다에 뿌릴 날 멀지 않으니

아무렴 내가 먼저 너의 한대 찾아갈 수밖에

그때 만나 여기 소식만은 꼭 전해 주마

너의 부모형제 온 국민이 너희를 잊지 않는다고

원한의 세월호 악마들을 모조리 작살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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