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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눈물

                                박유동

 

여객선은 포물선 넘어 사라지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여인을 두고

나는 곧잘 사랑시를 섰었고

바다를 향하여 님의 이름 부르는 청년을 두고

나는 불타는 사랑노래도 곧잘 불렀었네

 

그런데 오늘도 진도 바닷가에서

애타게 아들을 찾고 딸을 부르며

하염없이 통곡하는 어머니를 두고

복장이 터지라 가슴 뚜들기는 아버지를 두고

왜 나는 그들을 위로하는 시 한수 못 쓰더냐

 

온 나라가 비통에 빠지고

온 국민이 분노에 떨고 있는데

왜 나는 격조 높은 분노의 시 한수 못 쓰느냐

평생 사랑시만 평화의 시만 쓰다 보니

내 붓끝이 이리도 무디고 애잔하더냐

 

10분이면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는 것을

한 시간 반이 넘도록 가두어 침몰 시켰으니

바로 그놈들이 살인강도가 아니냐

아 내 붓끝이 총칼이 되지 못하니

무능한 노시인이 한스럽구나

 

내 늙어 봉사활동에도 달려가지 못하고

오늘도 내 집 TV 앞에서 홀로 눈물만 짠다오

조국의 미래며 희망인 학생들을 잃었는데

이 소용없는 늙다리는 왜 살아 있느냐

어쩌랴 바다를 바라보며 나도 함께 울어나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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