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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길

                                 박유동

 

나는 여섯 살 먹은 내 아들을 대리고

어두운 밤 산 비탈길을 걸어라

한낮에도 혼자는 무시무시한 산길

나는 아들아이와 같이 걸어가라

때로는 아들이 내 뒤를 졸졸 따랐고

때로는 아들이 내 앞을 쫓아나갔고

 

신비로운 달은 산등에 걸렸고

어딘가 깜박깜박 도개비불이 일고

부엉이 울음소리 귀신만 같은데

방금 산짐승이 뛰쳐나올 것만 같은데

나는 호랑이가 나온들 겁나지 않았네

든든한 아들과 같이 동행하기 때문이었네

 

밤길을 걸으며 생각이 절로 떠올라라

내가 철없던 어린아이 시절

바로 이 산비탈로 밤길을 걸었었는데

그 때 나의 아버지는 왜 날 대리고 갔을까

아버지도 지금 나처럼 마음 든든했을까

모름지기 호위무사 나의 첫 효도였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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