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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아내

                             박유동

 

매미가 울어대는 한여름 밤

바람이 시원한 창문가에서

아내와 가지런히 누워 잠자려는데

갑자기 집안이 환이 밝아지고

처마 끝에 둥근달이 얼굴 내밀었네

 

일렁이는 밤나무에 둥근 감이 달렸다고

아내를 집적대며 눈떠보라 했더니

아내가 주워대는 말주변 희한도하네

자기는 낮에 혼자 집에 있으면서

감나무에 태양 같은 붉은 감 따먹었다하네

 

언제는 날더러 시인 아니랄까봐

바람 잡아 먹고 구름 똥 싼다고

허풍쟁이처럼 뚱딴지소리 잘한다더니

오늘은 누가 시인 아내 아니랄까봐

하하 아내도 제법 뚱딴지소리 잘하네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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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원님의 댓글

no_profile 명지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부부의 달콤 유쾌한 해학이 읽는 이의 마음을 둘러치네요. "감나무에 태양 같은 붉은 감 따먹"은 아내의 배는 '태양같은 내 아이를 담고 품었던 그 배' 아닌 감(persim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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