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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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무더운 여름 저녁
에어컨이 없는 교회당
선풍기 보다 시원한 매미 소리가
빼꼼이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해수욕장의 파도소리 처럼
귓가로 밀려든다
매미는
무슨 할말이 있는 것일 까
무슨 사명이라도 있는것일까
손가락 마디 하나만큼의 크기와
페니 한개보다 가벼운 몸 무게로
수십년 뻗어있는 울창한 나무 하나를
흔들고
세마리쯤 함께 울면
여름의 무더위 까지도 날려보내는
저 우렁찬 고함소리
어느새 어둠이 서서히
창문으로 들어서는 시간
매미는 끝내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 마음도 흔들고 있다
저 매미 보다 수백배나 크고
훨씬 무거운 몸무게로
나는 오랜 세월
무엇을 위하여
또 무엇을 흔들며
살아 왔을까
이제는
아이들 모두 날아간 빈 둥지 하나도
흔들 수 있는 용기마져 사라진
텅빈 마음벽에
어쩌자고 매미 소리는
쉬지않고 저리도 아픈 못질을
해대는가
또 다시 겨울이 오면
여름에 빼꼼이 열어놓은
저 교회의 창문을
매미의 마지막 울음같은
붉고 푸른 액들을 짜내서
조용히 닫아야 할 것이다
올 여름이 가기전에
딱 두달을 살고 떠나는
저 미물보다
더 우렁차게
울어 볼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열려진 창틈으로
나는 기도한다
장 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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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도경님의 댓글
장도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 목사님도 서부에서 이 매미 소리를 들으셨나요?
다음 안식일에는 아직도 난방시설이 제대로 되지않은 시카고 한마음 교회에 난방시설을 위한 모금을 시작합니다.
그때 교우들에게 호소할려고 이 시를 지었습니다.
"매미의 마지막 울음같은
붉고 푸른 액들을 짜내서
조용히 닫아야 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이 은퇴를 하신 분들이신데 어쩌면 백불의 헌금이라도 마지막 진액을 짜내는 그런 일이 아닐까 해서
저도 마음이 짠 합니다.
이런 마음을 목사님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 간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시는 방송사업도 성공리에 진행되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