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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중유곡

                                 박유동

 

내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가파른 벼랑을 타고 간신이 내려왔더니

앗! 바윗돌에 붉은 주홍 글 추락사墜落死!

서울사람 XXX 119 헬기로 이송 중 사망!

 

보아하니 무시무시한 산중유곡

승냥이 여우 다람쥐 도깨비도 출몰하는 곳

나는 머리끝이 주뼛 일어서는데

나뭇가지에 신발 한 짝이 유령처럼 걸렸네

 

헬기 타고 가다 곧바로 천국 갔으니

빈손으로 가는 천국에는 돈이 필요 없느냐

나무 밑에는 두툼한 돈지갑도 떨어졌는데

만원 오만 권 지폐가 터져나와있었네

 

나무 밑에는 크고 작은 짐승들의 발자국

지금도 벌레들이 바글바글 기여 다니는데

돈 지갑은 누구도 가져가지 않았네

아 천하에 돈이 필요 없는 세상도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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