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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인 생애

 

 

 

김재귀

 

눈은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고 말조차 못하는 삼중고의 고통을 극복하고 복지사회를 위해 생애를 바친 헬렌 아담스 켈러(Helen Adams Keller ; 1880-1968). 기적의 사람으로 불리는 그를 가능케 했던 조력자가 설리번 선생이었다. 잠자고 있던 지식욕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마침내 1900 20세 때 하바드대학의 레드크리프 칼리지에 당당하게 입학하였다. “나는 이제 농아가 아닙니다.” 그렇게 입학한 그녀는 4년 후 세계 최초의 대학교육을 받은 맹, 농아로서 그 후 그의 생애는 소외된 장애인들에게 커다란 희망과 행복을 심어 주었다,

그의 명언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나는 삼중고를 극복하며 자유롭지 못한 불행한 처지의 사람입니다. 성경 말씀에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란 것을 확신하며 나는 나의 처지에 만족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헬렌 켈러가 어느 날 아름다운 숲속을 다녀온 친구에게 물었다. ‘숲을 거닐며 무엇을 보고 느꼈느냐?’ 그 친구는 별로 특별한 느낌이 없다고 말했다. 헬렌 켈러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었다. 두 눈을 뜨고 두 귀를 열고도 별로 특별히 볼 것도 들을 것도 없고 할 말조차 없다니… 그래서 비록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였지만 그녀는 스스로 만약 내가 단 사흘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보고 느낄지 미리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것을 “내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 이란 제목으로 ‘애틀렌틱 먼스리’에 1933 1월호에 발표했다.

당시에 미국은 경제 대공황의 후유증에 허덕이던 미국인을 잔잔하게 위로했다. 우리가 무심히 마주하는 이 세계가 날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남을 깨닫게 해 주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20세기 최고의 Essay”로 선정했다. 우리나라 영어 교과서에도 실렸다.

고 류달영 교수 저서 ‘소중한 만남<나의 인생 노트>’에서 헬렌에 대한 글을 읽었다. 1936 4~7월 까지 일본에 체류 중 여러 면의 활동한다는 것이다. 류 교사는 당시 호수돈 여교(개성) 재직 중이었다. 신문에 난 서울 시민회관 그의 강연은 들을 수 없었고 직접 만날 수는 더더욱 불가능했다. 마침 비서 톰슨에게서 연락이 왔다. 1936 7 15일 오후 4 40분 개성 역에서 일분 간 정차 때 마지막 객차 뒤쪽 전망대에서 한다. 반 학생 50명과 함께 일찍 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오는데 비서 톰슨과 일본 맹인 철학교수 ‘이와바시’도 동승하여 일본어로 통역하여 주었다.

“여러분 나는 부자유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여러 가지 아름다운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인간 사회의 어두운 면을 개척할 사람들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이 힘을 모아 열심히 일하면 그 앞에 이루어지지 않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을 향상 시키는 것은 오직 사랑뿐, 사랑이 없는 국가 사회는 퇴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들의 앞과 뒤에는 항상 정의의 신이 지키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내용은 조선이 반드시 독립한다는 신념을 일깨워 주었다. 열차엔 중국 침략의 일본 군인들이 가득 타고 있었다.

‘이와바시’ 맹인 철학교수의 유창한 일어 통역으로 5분 후 기차는 떠났다.

 

그러면 헬렌 켈러가 “내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 어떤 것을 보고 느낄지 미리 계획환 것은 무엇인가?

첫째 날 나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 삶을 가치 있게 해 준 설리번 선생님을 찾아가, 이제껏 손끝으로 만져서만 알던 선생님의 얼굴을 몇 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 날 먼동이 트며 밤이 낮으로 바뀌는 웅장한 기적을 보고 나서, 서둘러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 종일 인간이 진화해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겠다.

마지막 셋째 날에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큰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에 가 공연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어느덧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와, 나를 이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헬렌 켈러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모른다. 아니 다시 잊고 산다. 그래서 헬렌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면 귀가 안 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 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 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 같은 일인지 뒤 늦게나마 깨달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쳇바퀴 돌 듯 정신없이 살아온 기억 밖에 없는데 무슨 기적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저렇게 정신없이 살아 왔지만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힘들어 죽겠다” 입에 달고 살면서도 아직까지 죽지 않는 것도 기적이다. 큰 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숱한 파산과 부도의 위기에서도 살아남아 여기까지 온 것이 또한 기적이다. 그러므로 늘 감사한 생활을 살면 행복이 찾아온다.

 

 

 

 

김재귀 수필가 프로필

월간 수필문학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재림문인협회 부회장

저서 : [천년 향나무] [기다림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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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덕님의 댓글

no_profile 강위덕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재귀님
나른한 여름,
휴식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는 따뜻한 소녀처럼
나는 헨렌 에게  인생을 묻고서야 발을 딛어나갑니다.
 
인생이 나른해 질때
헬렌의 보고, 읽어보고 , 들어보는 쎈서를
나의 마음에 접목 시켜서야
비로서
터질듯한 심장의 발작!
 
그제야 하루의 일과가 시작되지요.
이런분이 재림문인협회에 계시니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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