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 문학지 7집 수기 부분 올해의 신인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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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수기 당선
고난 속에 감추인 하나님의 축복
조은숙
미국에 이민 오기 전에 저는 이태리에서 남편과 함께 두 개의 비즈니스를 운영하였습니다. 하나는 580석이나 되는 큰 뷔페식당이었고 다른 하나는 여행사였습니다. 식당도 운영이 잘 되어서 이태리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은 꼭 한 번은 거쳐 가는 명소로 소문난 식당이었고 여행사도 이태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제일 규모가 큰 여행사로 한국 여행업계에 잘 알려진 여행사였습니다. 이태리로 이민간 지 8년 만에 이룬 사업이었습니다.
해마다 4월경 남편은 한국에 있는 여행사들과의 계약을 갱신하러 출장을 나갔습니다. 그 해도 출장을 떠난 지 이틀 뒤 여행사 사무실에 불이 났습니다. 불은 누군가가 새벽 2시경에 창문을 깨고 2개의 소형 LPG 가스통을 넣고 불을 지른 방화였습니다. 다행히 위층에 살던 사무실 건물 주인이 불이 난 그 시각에 깨어 있어서 즉시 소방차를 불러 재빨리 조치를 취하고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저희 집 아파트로 잠든 나를 부르러 왔었습니다. 잠결에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떨고만 있는 나를 시어머니께서 손을 잡고 불이 난 사무실로 데려 가셨습니다. 사무실에 당도하여 보니 소방차가 3대가 와 있었고 콘크리트 벽돌 건물의 불은 꺼져 있으나 연기가 스물거리는 창문 주위는 새까맣게 그을려 있고 사무실 내부는 불에 다 타 버렸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신문에 보도가 되고 경찰은 협박 받았던 적은 없는지 수상한 사람이 다녀 간적은 없는지 의심 갈 만한 사람은 없는지 여러 가지를 물어 보았으나 짐작 가는 데는 없었고 혼자서 그 일을 감당하는데 힘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전화하여 남편이 들어온 후 한국 대사관과 이태리 경찰의 수사는 약 1주일간 계속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태리의 한국대사관에는 남편과 가깝게 지내던 영사들이 몇 있었는데 그중에 국정원소속의 이 영사에게서 어느 날 전화가 와서 수사를 종결 하는 것이 좋을 듯하며 더 이상 깊이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사건을 묻어 두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 일은 여행업계와 쇼핑센터에 관계된 마피아의 소행인 듯 하다는 것입니다. 이태리 마피아는 상인들의 조합이고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한때 이태리의 안드레아오띠 라는 국무총리도 마피아의 한 조직원이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왜 이곳에서 살아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두렵고 앞이 캄캄했습니다.
이태리에는 여행객들이 오면 명품 구찌, 샤넬, 페라가모, 알마니, 이런 명품을 취급하는 백화점들과 쇼핑센터들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서로들 경쟁을 하며 전쟁을 치릅니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남편이 여행사를 운영해 오던 중이었고 한 달에 120여 단체를 유치하는 대형 여행사였기에 백화점들과 유명 쇼핑센터나 백화점들에게는 이 여행사가 중요 고객이었고 그 백화점들의 배후는 마피아입니다.
사무실이 불타고 몇 주 지나 남편에게 사무실 복구비용을 지불해준 것도 이들 백화점이었습니다. 불이 났을 때의 충격으로 저의 몸에 어떤 충격이 있었는지 그 일 후로 안면신경경색증이라는 증세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저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고통 속에서 사는 이유는 그때의 충격이 컸었나 봅니다.
불이 난 지 한 해가 지나고 한국의 IMF가 발생하였습니다. 한국에서 모객을 하여 저희에게 보내주던 여행업계가 모두 부도를 내고 우리가 받아야 될 많은 돈을 갚지 않고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로마에 있던 대다수의 여행사들도 앞 다투어 도망치듯 철수들을 해 버렸습니다. 저희도 침몰할 것 같은 경제 위기를 견디기 위해 580석 되던 뷔페식당을 포기하고 형편이 낮은 120석 정도의 작은 식당으로 옮겨서 가까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1998년 가을 이후에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더니 식당은 손님들로 꽉꽉 차기 시작하며 호황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식당이 호황을 누린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마피아 6명이 찾아 와서 한국 여행사들이 호텔과 식당 등에 부채들을 갚지 않고 도망치듯 없어진 탓을 남아있는 한국인들에게 지우며 여행사에서 갚지 못한 빚을 즉시 변제할 것을 요구하고 저의 아이들의 하교길을 따라다니며 지켜보고 있다고 협박하며 식당을 자기들에게 내놓으라고 총으로 남편을 협박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때 지혜롭게 그 위기를 벗어나며 설득을 하여 마피아들을 돌려보내고 난 뒤 남편은 자기가 탕자가 된 것 같은 모습이 느껴졌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답니다. 그리고는 즉시 그 자리에 꿇어 앉아 기도를 하였답니다. 이곳에서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이 정리되면 신앙생활을 우선순위 첫째로 삼고 살 곳으로 이민을 가겠다고 결심을 했답니다.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셔서 그 많던 빚을 2년 반 만에 다 갚고 다시 여행사가 잘 될 때 그리고 식당이 언제나 넘쳐나는 손님들로 호황을 누리던 2000년 9월에 저희 식구들은 그 사업들을 다 버려두고 미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태리에서 벌어 가지고 왔던 돈으로 다이아몬드 바에 집도 사고 이태리에서 살던 방식대로 잘 쓰고 살았습니다. 이민 신분은 투자 비자인 E2비자로 왔었기에 여행사를 등록을 하여 LA 한인 타운의 나라은행 빌딩 2층을 Rent해서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꼭 1년만인 다음해에 911 테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 일이 발생하자 여행객이 없어 더 이상 사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비자와 체류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여행사에 취직이라도 할 수 있게 이민국에 탄원서와 함께 영주권을 신청했더니 그 다음 해에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미국 온 지 2년 만에 영주권을 받은 것입니다. 홍해를 건넌 사건처럼 기뻤습니다.
그리고 교회 목사님이 아주 쉬운 사업이라고 권하면서 추천해 주어 세차장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LA에 10월부터 다음해 6월 달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씩이나 비가 오는 기적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다음은 의사들과 직원들을 고용하여 병원을 경영하였습니다.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던 수익금은 들어오지 않고 어려운 상황들이 만들어졌고 가지고 있던 돈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사라지며 드디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였습니다. 분명히 하나님을 잘 믿으려고 선택한 미국의 삶이고 십일금 잘 내면 약속된 복을 받아야 되는데 교회일도 열심히 하고 누구보다 정말 믿음이 많은 사람처럼 살고 있는데 우리에게 다가온 시련은 납득이 되지 않는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내일에 대한 염려와 경제적 위축감에 죽고 싶은 심정이 들기 시작 했습니다. 광야 같은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정말 믿음으로 간구하였고 기도하였지만 응답이 없었습니다. 매일 매일 하나님께 매 달렸지만 허사였습니다. 하나님은 안 계신 것 같았습니다. 믿음도 허물어졌습니다. 하나님을 잘 믿겠다고 결심하고 잘 되던 사업을 다 포기 하고 이사를 온 남편과 저에게 당면한 이 현실은 하나님이 저를 버리셨거나 혹은 정말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만… 하나님은 안 계시는가 하는 시험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게 되었습니다. 잠자리에 들면서 다음날이 오지 않기를 기도하였고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죽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자살을 시도 해 보기도 했습니다. 막막하고 응답 없는 기도에 우리가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닌지 후회도 하고 다시 이태리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살아갈 힘이 전혀 없었습니다. 빚도 많이 끌어다 썼습니다. 나의 믿음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영적인 판단과 생각은 다 없어졌습니다.
왜 답을 안주시냐고 하나님께 원망하듯 하루 종일 우는 날이 점차 늘어갔습니다. 제 얼굴은 웃음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러던 때쯤 큰아들이 대학을 가서 기독교 연합 서클에 들어가 활동하며 선교를 가기 위해 열흘 금식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나도 금식기도를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열흘간 금식하며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렸습니다.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책을 사서 읽어보며 그들에게 닥친 고난을 어찌 이겨냈는지 읽고 성경말씀도 읽었습니다. 그런데 기도 중에 한 가지 마음에 생각으로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들려주시는 것이었습니다. “너는 나를 진정으로 믿느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물론이죠. 저는 믿는다고 생각하는데요. 믿고 있어요.” 그러나 또 생각 속에 말씀해 주시기를 “아니다.” “그러면 뭡니까? 이렇게 금식하며 말씀을 읽고 교회 열심히 다니고 봉사하지 않아요?”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그럴지라도 네가 나를 믿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믿는 믿음이란 말인가? 뭘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그런 믿음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괴로워하던 어느 날 하나님께서 “밖에 나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게 어떻겠냐?”하시며 우울해 하던 나를 불러 밖으로 나오게 하시며 “너는 나를 믿는 게 아니고 돈을 믿고 있었단다.”라고 세미한 음성이 들리는 것입니다. “너는 미국에 와서 나를 의지하고 믿음으로 살겠다고 결심하고서도 가지고 온 돈을 믿고 의지하고 살았고 그 믿었던 돈이 없어지니까 힘들어하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너의 주인이 나냐 그 돈이냐?” 하고 물으시는 겁니다. “내가 너의 주인이면 돈이 있어도 없어도 나를 의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씀해 오지만 받아 드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거부하며 그런 생각에서 떠나고 싶은 마음의 갈등으로 번민하였습니다. 한 동안을 그렇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은 이 시험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주시는 훈련이라며 자기는 마음이 평안해졌다고 나도 하나님께 복종하라는 말과 하나님을 인정하고 더 이상 돈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자고 하면서 이 시련의 고난은 나를 특별히 사랑하셔서 준 고난이니까 이 시험을 믿음으로 통과하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더 많이 남편에게 화를 냈고 소리를 질렀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남편에게 대 들었습니다. 맞는 말 같은데 그것을 받아 드리면 큰 손해를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 아파하고 더 괴로워했습니다. 나의 처지를 친구들이 알고 수군수군 거릴 것 같은 것에 자존심이 상했고, 교우들이 알까 봐 염려했고, 이태리 친구들이 나에게 손가락질 할 것만 같아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머리로 이해한 것을 가슴이 받아 드리는 데 3년이 걸린 것 같습니다.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 드리는 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고 섭리하신 일이라는 것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참 마음에 평안이 몰려 왔습니다.
나의 육신의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시지만 능력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부딪히는 문제들을 다 해결해 주실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나를 사랑하십니다.
전지전능하신 분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별일이 다 생길 수가 있습니다. 불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능력의 한계가 없으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데 나대신 죽으실 만큼 사랑하십니다. 그런데도, 그분이 나를 보고 있는데도 나에게 힘든 일이 생긴 것은 우연이 아니고 나에게 필요해서 허락하신 훈련이고 섭리하신 것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던 것은 두 아들들이 잘 자라 주었고, 각자가 자기의 하나님을 만나 믿음 있는 생활을 하며 학교에서 교회에서 맡은 봉사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하나님께서 아이들에게 이렇게 복을 내리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건강, 돈 명예 이런 것은 하루아침에 잃기도 하고 생기기도 하지만 크는 아이들에게는 때가 있기에 하나님께서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복을 내리시는구나 생각하니 나에게 당면한 문제들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중에 나에게 뭔가 섭리하심이 있구나 생각이 더 굳어지고 믿음이 더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고난을 허락하신 이유를 마음에서 깨닫게 되었을 때,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가져온 돈을 의지하고 있던 내 자신을 발견하고 깨닫게 되었을 때 그렇게도 철저히 하는 것마다 안 되고 벽에 부딪히고 망하던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실마리들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 하고 있던 남편에게 한의학 공부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고 부족한 저희 부부에게 하나님께서는 팜 스프링 분교를 맡아 봉사를 하게 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곳에 다니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때 남편은 기도하고 응답받고 간 곳이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그 일을 사명으로 생각하고 그곳에서 열심히 봉사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천하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그 사랑을 순전히 받아들이며 내 자신을 하나님께 맡기며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으로 받아들이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고 그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에 노예 되지 않고 돈을 노예로 삼고 살았어야 했는데 그동안 돈이 제 삶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그때에 일하신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도 주셔야만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 축복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정말 달고 마음에 와 닿아 매일 매일 하나님 말씀 읽으며 QT하며 마음에 참 평강을 얻으며 사는 것이 행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또 넘어질 것이고 아플 것이고 시험을 받아 힘들어 할 때가 있을 지라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이겨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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