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 문학지 7집에 실린 올해의 신인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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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남은 사랑의 노래
이경자
오늘 아침부터 꾸물꾸물
심통 사납던 날씨가
결국에는 가랑비를
뿌리고 있네요
이런 날은
당신의 사랑을 쏟아내어
가슴속에 품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이대로 이고 싶습니다.
어느 날 인가
당신이 콩나물죽을 가져와
먹여 주던 그 날이 생각납니다.
너무 맛있어 어디서 났냐 물었더니
옆집 아줌마에게 배워
직접 끓였다는
그 아득한 그 날이
지워지지 않네요
그렇게
즐겁고 온화하게 웃으시던
그 모습이 영영
나의 곁에서 떨어지리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출근하려 양복바지 입으시고
바지에 주름이 두 줄 잡혔다고 하셨을 때
나는
다른 이들은 하나 잡기도 힘든데
나는 두 줄씩이나 잡았으니
참 능력 있는 아내라고…
깔깔대던 그런 나를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고 싶다는
당신
단 한 번도 그런 당신의 온기가
내 곁을 떠나리라고는
추호도 생각 치 않았기에
내 가슴이 먹먹합니다.
내 마음에 언제나 활짝 웃는
당신이 있기에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언제나 내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당신입니다.
때로는 그 그리움이
좁디좁은 내 가슴에
가득 차고 넘쳐와
가끔은 당신을
원망도 해 보지만
날이 갈수록
그리움은 더 깊어지고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 같은데
사랑한다는
나만을 사랑한다는
당신의 목소리를 그리다가
오늘도 그 그리움
하나님 앞에 다 쏟아 놓는 답니다.
당신이 나의 남편이었기에
행복했습니다.
나 홀로 놔두고
당신 혼자 쉬려 할 때
그 마음 안쓰러웠는지
내 주위에 좋은 친구
만들어 주고 가셨기에
외롭지가 않았습니다.
당신의 빈자리를
하나님의 자리로 만들어 놓고 가셨기에
감사합니다.
주님 재림하시는 날
곤한 잠에서 깨어나
푸른 초장에서 주님의 무릎 벼게 삼아
하늘을 바라볼 때
맘 가득 차오를 그 행복함을 그리며
몇 마디 글로
사무치는 맘 달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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