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해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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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의 손길
- 한 돌 -
곧 떠나려는
이 해가
짐을 다 챙기고
누이처럼
내 손목 잡으며
다정하게 곁에 앉습니다.
세월은 끝 간 데 없는 것이지만
지금 우린
아련한 기억들로
아리고 아픈데도
왜 이리도 따뜻하고 안온합니까?
눈덮힌 산야에
눈부시게 내려앉는 햇살은
따뜻하게 보이면서도
매몰차게 차가워도
온 세상은
내 집 뜨락이라고,
거기에
하늘이 옮겨 심은
한그루 들국화와
사슴 몇 마리
그리고
간간히 내리는 보슬비면
어둡지 않는 삶이라고,
어질면서 어리석지 않는
때때로 아리면서도 아프지 않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진실만이면
하늘이 가슴으로 내려와 앉은
온 우주가 통일을 이루는 지점
이란 말 남기고,
따뜻한 손길을 풀며
떠나가는 세월입니다.
2015년 미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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