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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그리스도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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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그리스도인의 고백 - 박옥종(정무흠 목사의 어머니)
나는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랫 동안 손질하지 못했던 심지는
등불이 잘 타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깜박거리는 등불 아래 내 눈이 희미해져 갑니다

나는 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성이 적은 나는
미리 찬찬히 살펴 보고 연구한 후에
길을 떠나는 지혜가 부족합니다

"오늘 참으로 등을 손질하고 기름을 넣어야지"
매일매일 말하며 사소한 일들로 시간을 허비하고
하루 해가 어느새 지나갑니다
밤과 더불어 하루의 생애를 후회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모든 일을 지혜롭게 신속히 끝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맑은 정신으로 기도하며
새벽에 일어나 그 날의 가야 할 길을 살피고
지도를 따라 바른 길 가기를 원합니다

내가 캄캄한 진흙탕 속에서 헤메일 때
한 줄기 빛이 위로부터 비쳐 왔습니다
나는 위를 쳐다보았고 거기 구원의 밧줄을 보았습니다
나는 빛을 따라 이끌려 올라왔습니다

그 광활한 곳에서 나는 마음껏 숨쉬었습니다
답답하던 가슴이 트이고 나는 살아났습니다
아아 나는 그곳에서 그윽한 향기를 호흡하며
은은히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었읍니다.

감격의 눈물이 나를 온통 적시던 그 순간
내 가슴은 뜨거운 감동으로 고조되어 갔읍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으로 주를 섬기리라
순결한 마음으로 주를 따라가리라

십년, 이십년, 해는 거듭되고
이제 삼십년의 세월이 흘러갔을 때
여기 형식의 탈을 쓴 자신의 헌신을 보고
소스라쳐 놀라는 한 그리스도인이 있읍니다

내가 과연 그리스도인인가?
내가 과연 그리스도를 닮았는가?
오 주여, 이 썩은 허식 속에 죽어가는 
이 영혼, 어찌하오리까? 어찌하오리까?

내 영혼의 등불이 꺼져가고 있습니다
타성과 형식과 허위 속에 내가 죽어가고 있읍니다
눈물을 주십시오, 통곡을 주십시오
주의 제단 앞에 애통하며 부복하게 하옵소서

어둠이 짙어가는 이 세상에
더욱 밝게 불타는 등불을 주옵소서
탈진한 이 영혼의 기름병에
소생케 하는 성령의 기름을 채워주소서

만 백성에게 빛을 비추는 이 등불 손질하여
소중히 들고 주의 지도 따라 걷게 합소서
통회의 눈물로 내 가슴 적셔질 때
주는 언제나 내 곁에 계셔 용기 주옵소서

주여, 나는 주님의 자녀, 집 떠났던 탕자 같이
주님 품에 다시 돌아갑니다 주여 받아 주소서
주께서 두 팔 펴시사 크게 안아주시고
주님의 두루마기 내게 입혀주셨네, 오오 주님이시여!

이제 주의 품안에서 영원한 그날까지
주님만을 사모하며 섬기며 살아가게 하소서
주의 불변의 사랑 나를 구원하셨네 할렐루야!
나 주님을 찬양하리, 내 마음 다하여 할렐루야!

1992.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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