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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화장


쓸쓸해진 가을 피부에
백색의 클렌징 펙을 붙이고
겨우내 계절은 오래도록
누워있기만 했다

시끄러운 종달이 소리에 놀라
펙을 벗기 위하여 앉은 사이에 발라진
빛으로 빚어낸 연두색 스킨토너는
얼굴전체에 잘 스며들었다

그리고는
눈밑으로 노랑의 아이크림을

손바닥으로 문지르지 말고
넷째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면
입술은 절로 붉어져
한번 긋기만 해도 도원이 된다

개나리와 철쭉이 눈부신 까닭이다

그러다가
벌나비 날아와 꽃분을 바르고 나면
여기저기서

태양의 분신들을 잉태한 나무들이
여름과 가을 하늘 아래서  탱탱
배가 불러 갈 것이다

태양의 분신들을 잉태한 나무처럼
그런것들을 잉태하고 싶은
나의 기도를 위하여 발라야 할
기초화장이 무엇인가

"기초 화장 순서와 기초화장품
사용법에 관하여 알려 드릴께요"

성경은 늘 그렇게 말했던것 같다


오로지 빛을향하여

가만이 누워있기만 해도 시작하는

슬기로운 처녀들의 기초화장법


계절은 오직 빛에 의해서만 오는 것이므로


(장 도경)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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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송자님의 댓글

no_profile 고송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의 봄은 아직 기초화장 중입니다. ㅎㅎ
고마운 친구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봄을 제시간에
알려 주고 싶어 안달하는 모양입니다.
참 고마운 친구입니다.


그 친구에게 나는 성경이 말하는 계절은 오직
빛에 의해서만 오는 것이라고
말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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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경님의 댓글

no_profile 장도경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매란 광합성인데
하늘 아버지의 광합성이 예수 그리스도이고
그리스도의 광합성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아닌가요?


님은 좋은 친구를 가진 모양입니다.
서울엔 이미 목련이 피었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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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송자님의 댓글의 댓글

no_profile 고송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무흠 서울이 아니라 울산이라는 군요.
맞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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