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이 빛도 없이" 14. 앤드루스 생활 - 선교열에 불타는 유영길 목사 북방 선교 개척기 -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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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스 생활
나는 한국에서 법학과를 졸업하고 국영기업체에서 일한 적은 있어도, 신학을 공부한 적은 없다. 또한 삼육대학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진리 교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공부하는 만학도가 되었다. 또한 진리 안에서 좋은 친구도 만나게 되고, 교회 안의 유명한 교수들과 교제하며 배우는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그 당시 신계훈 목사님도 사역하는 학생이었고, 남대극 목사님, 이재룡 목사님, 안금영 목사님, 소병직 목사님 그 외 많은 한국 목사님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명절 때나 연말이 되면 한 자리에 모여 재미있는 순서도 가졌다.
특별히 가족 여름 야영회는 더욱 인상 깊다. 다른 분은 불을 피우고, 나는 나무를 구해오는 당번을 맡았다. 나무를 잘못 만져 옻이 올라 며칠을 고생한 기억이 난다. 망년회 때는 내가 사교부장을 맡았다. 목사님이고 학생이고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한바탕 웃고 나면 공부 스트레스는 어디론지 사라지고 만다.
미쉬간 주는 여름에 후덥지근하며 과일이 많이 나고,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교통이 두절될 때도 많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추운 겨울, 토요일 밤에는 윷놀이가 한판 벌어진다. 양편으로 갈라져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이재룡 목사님이 던진 윷이 모가 나오자 천사같이 조용하던 그 모습은 사라지고 온 동네가 떠날새라 요란스러운 분위기로 변한다. 다른 목사님들도 기죽을 새라 왁자지껄...사모님들도 흥분해 목청을 높인다.
"저 개 잡아라! 개 업고 뛰자!"
"걸이야! 빽또다!"
성경에서 들을 수 없는 희한한 단어들이 그들을 흥문과 열기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한참 열을 올리다 보면 모두 기진맥진하여 축 늘어진다. 이 때쯤이면 그 집에서 준비한 냉면이 나온다. 그 냉면 맛을 어디에다 비기랴. 김중만 장로님, 정석진 장로님, 그 외 학교 근처에 사시는 여러 교우님들께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리포트가 많아지고, 시험 때가 되면 밤 1시-2시까지 잠도 못 자면서 코피까지 흘려가며 진땀을 빼고 책과 씨름하는 캠퍼스의 생활은 계속된다. 이 대학은 교회 대학으로는 본교단에서는 제일 수준 높은 대학이다. 우리 교회 내 석학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고 세계 백여 개 나라에서 학생들이 와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나는 시간 나는 대로 조용한 곳을 찾아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한편으로는 만주 선교에 대하여 계속 하나님께 자문을 구했다. 그러던 어느날 학기 도중에라도 중국에 가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등소평이 미국을 방문한 뒤 중국에 종교의 문이 열리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오는 학생들도 꽤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침 중국 하르빈 대학에서 시카고에 연수차 어떤 조선족 의사가 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3시간 운전하여 박진언(내과의사) 씨를 만났다. 그에게서 중국 사정을 자세히 들었다. 아직은 완전히 자유롭게 왕래하는 그러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당장이라도 중국으로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산국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나는 아내와 의논하여 떠나기로 결심하고 여행사에 중국 비자와 여행 일정을 예약하였다. 그 후 신계훈 목사님께 찾아가 계획을 아뢰니,
"만약 공산진영에 들어가서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여기 있는 식구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담임 목사로서의 우려의 말씀이었다. 이로부터 학생 사모반에서 만주 선교를 위한 기도반이 형성되었다. 나의 기도 시간이 전보다 몇배나 길어지기 시작하였다. 떠나기 전 날, 베어링스프링스 목사님들과 온 교우들이 간절한 기도를 드려주셨고, 후원금 1,000달러를 마련해 주었다. 그날 밤늦게 남대극 목사님이 오셔서 봉투 하나를 건네주시며 특별기도까지 해 주시어 큰 용기가 되었다. 1984년 2월 28일 새벽 5시, 신계훈 목사님 내외분이 자동차로 인디아나 주 사우스 밴드 공항까지 태워 주시면서 다시 만날 때까지 평안할 것을 간구해 주셨다. 나는 모든 일정을 하나님께 의뢰하고 비행기에 올라 중국 선교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오, 주님이시여 나를 인도하시고 주의 도구로 삼으소서!
***제1부 "하나님의 부르심"이 끝나고 제 2부 "중국 선교"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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