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든- 천지창조 Franz Joseph Haydn-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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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창조
Franz Joseph Haydn (하이든 - 천지창조)
출생과 생애
흔히 하이든을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것은 《바하》 바하를 음악에 아버지라고 부른다거나《슈베르트》를 가곡의 왕이라고 부르는 등 별칭 붙이기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이고 본 고장인 유럽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바하의 별칭 대 바하(Great Bach)정도만이 통용되고 있는 정도이다.
실제로 하이든은 교향곡을 많이 작곡하기도 했지만 현악4중주 등 실내악이 더 호평을 받았고 만년에는 미사곡과 《천지창조》(1798), 《사계》(1801) 등 오라토리오풍의 교회음악의 명작을 남겼다.
오스트리아 동부의 작은 마을에서 수레를 만드는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5세 때 친척인 초등학교 교장이자 교회음악가인 프랑크라는 사람의 집에 가서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1740년 빈의 성스테파노대성당의 소년합창대에 들어간 그는 당시의 오스트리아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의 총애를 받았으나 1749년 변성기에 들어가자 합창대를 나와 그때부터 빈에서 자유롭기는 하였지만 불안정한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 생활이 1759년까지 10년간이나 계속되고 그 동안의 자세한 경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하는 한편, 어느 시기에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인 N.포르포라에게 작곡을 배우기도 하고 음악 애호가인 귀족 툰백작부인의 하프시코드 교사가 되기도 하였으며, 오스트리아의 귀족 퓌른베르크남작 집안의 실내음악가로 고용되기도 하였다 한다. 또 스테파노대성당 등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가수로서 예배주악에 참가하기도 하였으며 밤에는 세레나데악단에 참여하여 빈거리로 나와 돈을 버는 일도 하였다.
이처럼 고생을 하면서 음악과 더불어 살아간 그는 10년 후인 1759년 마침내 보헤미아의 모르친백작 집안 궁정악장(宮廷樂長)에 취임하였다. 보헤미아에 부임한 하이든은 그곳에서 초기의 교향악과 관악합주인 디베르티멘토를 작곡하였다. 그러다가 백작의 집안 재정상태가 핍박하여 악단이 해산되는 바람에 다시 실업자가 되어 빈으로 돌아왔고, 1760년 11월 가발업자의 딸 마리아 안나 켈라와 결혼하였다. 1761년 5월 1일 하이든은 헝가리의 귀족 에스테르하지후작 집안의 부악장(副樂長)에 취임하였다. 당시의 악장은 G.베르나였으나 그가 사망한 1766년부터는 하이든이 명실상부한 그곳 악장으로 승진하였다.
에스테르하지후작의 집에서는 하이든이 1790년까지 거의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충실한 악장으로 근무하였다. 그 동안에 많은 교향곡·현악4중주곡·오페라 등을 작곡하였는데 특히 교향곡과 현악4중주곡 등 실내악·클라비어소나타 등 기악곡에 있어서는 고전파의 규범이 되는 형식을 창조하고, 1781년에는 소나타형식의 전형으로 간주되는 6곡으로 된 《러시아4중주곡》을 완성하였다. 이것은 모차르트에게도 영향을 준 작품이다. 그리고 1780년대에는 파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곡의 《파리교향곡》을 비롯하여 《토스토교향곡》(2곡) 《도니교향곡》(3곡) 등 명작을 잇달아 작곡하였다. 1790년 9월 그가 오랜 세월을 모시던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후작이 사망하자 그는 명예악장이라는 칭호를 받음과 함께 그 직을 물러나 빈에서 살았다.
이 무렵 독일의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런던에서 오케스트라를 거느리고 성공을 거둔 J.D.잘로몬의 권유로 그는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1791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런던에서 오케스트라시즌에 출연하였는데 그는 《잘로몬교향곡》(제1기, 6곡)을 작곡하여 크게 성공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명예음악박사의 칭호를 받았다. 그런 성과에 크게 자극을 받은 하이든은 1794년에서 이듬해에 걸쳐 다시 영국을 방문, 《잘로몬교향곡》(제2기, 6곡)을 작곡하였다. 만년의 하이든은 다시 에스테르하지 집안의 악장으로 되돌아갔으며 뛰어난 미사곡 6곡을 작곡하고 또 두 개의 오라토리오의 대작 《천지창조》와 《사계》를 작곡하였다.
하이든은 젊은 모차르트와 친교가 있었는데 첫번째 영국 체류 중이던 1791년에 모차르트는 35세로 세상을 떠났다. 런던에서 독일로 돌아가던 1792년, 본에 들렀던 하이든은 거기서 처음으로 젊은 베토벤을 만났으며 그후 잠시 빈에서 그에게 음악을 가르쳤고 베토벤이 왕성한 작곡활동을 하게 될 무렵에는 은퇴하여 여생을 즐겼다. 그리고 나폴레옹의 제2회 빈 공략의 포성을 들으면서 77세의 나이로 생애를 마쳤다.
천지창조
하이든은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수도원에서 열린 헨델 추모음악회에 참석하고는 헨델의 위대한 오라토리오들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하이든은 <메시아>의 작곡자 헨델을 존경하게 되고, 그 역시 오라토리오의 작곡에 몰입하게 된다. 빈에 정착하여 다시 에스테르하지 후작을 위한 일을 시작하면서,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The Creation>의 작업에 들어갔다. 원래 성서의 창세기에 기초하고 존 밀턴의 서사시를 참고한 이 작품의 대본은 고트프리트 판 슈비텐 남작에 의해 독일어로 번역되었다. 독일어 가사에 의해 <천지창조>작곡을 통해서는 신에 대한 하이든의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고 음악을 통해 그를 그토록 기쁘게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묘사했다. 1798년 4월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한 후작의 궁정에서 초연되었고 사람들로부터 커다란 반응을 얻었다. 얼마 안 가서 공개연주회가 열렸고 반응도 전과 마찬가지로 대단했다. 그후 <천지창조>는 계속해서 대성공을 거두면서 연주되었고, 하이든 자신의 요청에 다라 자선연주회도 열리게 되었다.
그와 가까웠던 친구인 게오르그 아우구스트 그리징거는 말하기를, 하이든은 자기가 양육받았던 믿음에 충성스럽게 헌신하였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인간의 운명이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손 아래 있다는 것과, 하나님이 선한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 보상을 하신다는 것과 모든 재능은 위로부터 내려온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강하게 확신하였다.
하이든도 기록하기를 <천지창조>는 '창조자에 대한 숭배와 예배'에 영감을 주기 위하여 쓰여졌으며, 듣는 자로 하여금 '창조자의 자비와 전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마음의 틀 속'으로 들어가게 하기 위하여 쓰여졌다고 했다.
하이든은 나중에 이렇게 회고하였다. "내가 <천지창조>를 작곡했을 때보다 더 경건한 대는 결코 없었다. 나는 매일같이 무릎을 꿇고 그 작품을 작고할 수 있는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였다." 그는 한 친구에게 "나는 <천지창조>를 작곡하는 동안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너무나도 충만하여, 피아노 앞에 앉기 전에 조용히 그러나 신뢰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훌륭하게 찬양하는 데 필요한 재능을 달라고 기도 드리곤 했다."라고 말하였다.
독실한 신자였던 하이든은 이처럼 만년에 종교 음악을 작곡할 당시에 가장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천지창조>의 작곡에 전념하고 있던 시기는 하이든 생애에서 가장 풍요하고 가장 행복한 때였다. '하이든은 신앙심으로 고양되었고 신과의 영적인 교감을 가졌다. 그는 이전의 어느때보다 더 완전히 작곡에 몰두했으며, 그의 본성 가장 깊은 곳에 깃든 힘을 최고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는 작곡을 마쳤을 적마다 각 작품의 끝에다 "하나님께 영광을(Laus Deo)"이라고 서 넣음으로써 진정한 그의 마음을 표현하였다. 어떤 의미로 하이든의 모든 작품은 천상의 아버지를 찬미하고 그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천지창조>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이든은 음악적인 면에서도 오랜 세월에 걸친 작곡 활동으로 축적되어진 대위법적 기법과 천성적 기법을 원숙하게 동화시킨 <천지창조>는 묘사적인 서법을 함게 취급하고 있으며, 친숙하기 쉬운 아름다운 멜로디로 그의 성품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내용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미하는 것으로 전곡은 모두 3부로 되어 있는데, 대천사 가브리엘(소프라노), 우리엘(테너), 라파엘(베이스)과 합창이 천지창조 과정을 노래한다.
제1부는 창조이전의 혼돈 상태를 표현하였으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는 과정 즉, 빛을 만드시고 하늘을 지으시고 물을 내시고 바다와 산, 강과 시냇가 등을 만드시고 다시 초목을 창조하신 과정을 표현하였다.(1곡∼14곡)
제2부는 지상의 동물들을 나타낸다. 물고기와 새들을 창조하는 제5일째부터 제6일에는 짐승들을 창조하는데 사자, 범 등의 각 짐승의 특성을 익살스럽게 표현한다. 제6일에 하나님께서는 당신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신다. 그리고 모든 것이 주를 우러러 보며 땅에서는 웅대한 할렐루야의 합창이 벌어진다.(15곡∼26곡)
제3부는 아담과 하와 그리고 합창이 하나님의 크신 위엄을 찬양한다.(27곡,32곡)이렇게 엿새동안으로 나뉘어 창조되는 과정이 화음으로 나타나게 되어 각 파트의 균형이 하이든의 작품을 지배한다. 그의 곡은 적절한 비율이라는 고전주의의 이상에 잘 부합한다. 음악사적으로 살펴보면 전통적인 양식에 따르면서도《슈베르트》의 기분을 느끼게도 하고, 천지창조의 관현악 부분은《베를리오즈》의 새롭고 근원적인 악기이론을 탄생시키기 위한 낭만주의의 자양분을 공급하기도 한다.
제1부
제1곡인 서곡은 무겁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C단조의 라르고로써, 그 느낌에 있어서 표제음악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데 창조이전의 혼돈과 무질서 상태인 우주의 암흑을 묘사한다.
제2곡에서 라파엘이 천지의 창조를 알리면, 합창이 선명한 전조로 빛의 창조를 노래한다. "빛이 있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C장조의 밝은 화음과 갑작스런 ff가 어두움을 몰아낸다.
제3곡에서 우리엘이 합창을 수반하면서 신성한 빛 앞에 새로운 질서 있는 세계의 출현을 노래한다.
제4곡과 제5곡은 천지창조의 제2일째에 해당한다. 라파엘이 높은 하늘의 창조와 물의 구분을 알리고 폭풍우, 천둥, 비, 눈 등을 오케스트라가 묘사한다. 이어서 가브리엘을 중심으로 제2일째의 하나님의 위업을 밝은 기분으로 찬양한다.
제6곡 레치타티브에 이어 제7곡은 라파엘이 뭍과 물의 구분을 알리고 산하의 정경을 묘사적 수법과 가사에 어울리는 악상의 변화를 가지고 노래한다.
제9곡에서 가브리엘이 초목의 창조를 알리고, 콜로라투라를 구사하는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아리아로 그 광경을 노래한다.
제11곡은 비바체 D장조 4/4박자의 곡으로 우리엘의 짧은 레치타티브에 이끌려서 고귀한 신께의 찬미가 합창된다.
제12곡과 제13곡은 제4일째로 우리엘이 천체의 창조를 알리고 태양과 달과 별을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대조적으로 서술한다.
제14곡 3중창이 딸린 합창은 하이든의 만년을 특색 짓는 화성적 수법에 대위법적 수법을 동화시킨 작법을 써서 신께 대한 찬미를 장려하게 펼치고 제1부를 힘차게 맺는다.
제2부
제2부는 창조의 제5일과 제6일에 해당한다. 제15곡 레치타티브에 이어 제16곡에서는 가브리엘이 하늘과 바다의 생물의 창조를 알리고, 갖가지 새들의 즐거운 모습을 묘사적인 반주를 수반한 기교적인 아리아로 노래한다. 독수리는 F장조의 아르페지오를 타고 솟구쳐 오르고 종달새는 3개의 클라리넷에 맞춰 아침하늘을 선회하며, 비둘기 한쌍의 '구구'거리는 모습이 부드러운 트릴에 의해 매우 생동적으로 표현된다.
제17곡에서 제19곡은 라파엘이 바다의 생물의 창조와 신의 축복을 알리고 이윽고 세 천사가 서로 자연의 혜택 속의 생물의 모습을 계속 노래한 후, 3중창으로 신을 찬미한다. 뒤이어 3중창과 합창의 긴밀한 융합 속에 전능하고 영원한 하나님의 힘이 극적으로 노래된다.
제20곡과 제21곡 레치타티브는 생동하는 땅을 찬양하는 베이스 아리아의 앞에 나오는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기름진 땅의 모태에서 뛰어나온 동물들을 그리고 있다. 사자는 한 옥타브 트릴로 포효하고, 유순한 호랑이는 유연한 Presto에 따라 약동하고, 말은 스타카토로 달리고, 소는 8분의 6박자의 전원적인 곡에서 풀을 뜯으며, 곤충은 날개 짓 하고 벌레들은 변하는 악보에 맞춰 천천히 기어간다. 이 모든 자연의 묘사는 스냅샷 이다.
제22곡에서 라파엘이 신의 자비를 찬양할 인간의 창조를 예고한다. 제23곡 레치타티브에 이어 제24곡에서 우리엘이 하나님의 모습대로 만들어진 인간 남녀의 창조를 알리고, 민요풍의 소박한 선율로 남자의 곁에 있는 아내의 천진 무구한 모습을 노래한다.
제25곡에서 라파엘이 제6일째의 창조의 성취를 알리고 신을 찬양하고 간결한 합창이 이어진다. 뒤이은 3중창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매혹적인 선율로 노래되어 간다. 다시 합창은 위업을 청취한 것을 장대한 푸가로 찬양하고, 힘찬 알렐루야로 제2부를 맺는다.
제3부
제27곡과 제28곡은 플루트를 중심으로 하는 낙원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서주로 시작하고 우리엘이 낙원을 걸어가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말한다. 아담과 이브는 하나님께의 감사를 합창을 섞어서 노래하고, 이윽고 영원한 신앙을 맹세하는 대규모의 합창으로 발전한다.
제29곡과 제30곡에서 아담과 이브가 서로의 사랑의 유대가 강함을 말하고 화려한 기교를 섞은 아름다운 선율을 타고, 두 사람의 무한한 사랑을 노래한다.
제31곡과 제32곡에의 우리엘이 아담과 이브에의 축복을 말하고 화성적 서법과 대위법적 서법이 총합된 장대한 합창으로 나아간다. 하나님께의 찬미와 감사를 바치는 이 종곡은 호모포닉한 합창으로 장엄하게 시작되고, 4명의 독창자도 가담한 푸가로 발전하며, 최후에 다시 호모포닉한 서법으로 돌아가고, 힘찬 아멘의 절창으로 전곡이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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