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수) - 왕이 받은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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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가)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주니라 이에 총독의 군병들이 예수를 데리고 관정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그에게로 모으고 그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히며 가시관을 엮어 그 머리에 씌우고 갈대를 그 오른손에 들리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그에게 침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치더라 희롱을 다한 후 홍포를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혀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마 27:26~31).
채찍질이 어떤 것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채찍으로 맞아 본 적도, 때리는 모습을 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잔혹한 행위는 오늘날 법으로 금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에서는 채찍질이 수시로 자행되었습니다. 채찍의 긴 가죽끈에는 여기저기 날카로운 쇠 조각들과 뼈 조각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맞으면 살갗이 찢어지고 뼈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희생자들은 대개 죽거나 정신 이상자가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에게는 이것이 가혹한 형벌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채찍을 맞아 본 경험은 없지만 누군가 저에게 침을 뱉은 적은 있습니다. 18세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아침 줄을 서 있는데 끈적끈적한 가래침이 머리로 뚝 떨어졌습니다. 위를 쳐다보았더니 제 또래의 불량배가 몇 층 위의 난간에서 저를 쳐다보며 히죽거리고 있었습니다. 잡을 수 없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붙잡았다면 한바탕 주먹다짐이 벌어졌을 것입니다. 그때처럼 역겹고 치욕스런 일은 별로 겪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무지하고 야만적인 병사들에게 당한 치욕에 비교한다면 저의 일은 빙산의 일각도 안 될 것입니다. 십자가 처형 준비가 끝날 때까지 병사들은 예수님을 희롱하고 학대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예수님의 죽음에 연루된 인물 중에서 병사들은 가장 적게 비난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빌라도를 수행하며 예루살렘에 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이 누구인지 잘 몰랐습니다. 유대인이나 빌라도와 달리 그들은 잘 모르고 행동했습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예수님은 단지 정신 나간 갈릴리 사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특별히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병든 세상에서 무지하고 거친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행하는 짓을 행했을 뿐입니다. 어쨌든 그들은 못된 짓을 행했으며 예수님은 그로 인해 모욕과 수모를 당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괜히 그런 일을 당하신 게 아니라 우리를 위해 그 치욕을 감내하신 것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의 한 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를 위해 그 견딜 수 없는 치욕을 겪으셨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위해 무엇을 기꺼이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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